감_자도리 2020. 12. 21. 02:37

날이 추워지면서, 한 해의 마무리와 다가올 새해의 준비를 시작하려는데

이유 모를 두려움과 함께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일상적 긴장감이 시작됐다.

 

어느 날은 내가 앞으로 아무 것도 못할 것 같다는 무력감에 사로 잡혀 침대에만 누워있었고

어느 날은 이러다간 큰일나겠다 싶어 책상에 앉아 닥치는대로 시험 공부를 하기도 했으며

어느 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투정을 부리며 하루 종일 안겨 사랑으로 나를 채웠고

어느 날은 미뤄왔던 방정리를 하며 그래도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고 희망을 갖기도 했다.

 

그래서,

하루 하루 버릴 날이 없었다. 이것이 나의 결론이다.

그 날을 어떻게 살았건 지울 수 없고 버릴 수 없다.

 

우울하다고 하루를 공친 날도, 돌이켜보면 다시 달리기 위해 스스로에게 내린 강제휴식이었으며

끝없는 열등감으로 자책하며 내 자신을 혼냈을 때도 나는 동시에 나에게 처방전을 내리고 있었다.

하루를 망쳤다는 생각도 결국 나를 더 성장시키기 위한 채찍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힘들고 지쳐서 더이상 못할 것 같을 땐,

포기하는 것 대신 잠시 쉬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지금 쉬면 영원히 포기하게 될까봐 불안에 떨며 현재에 충실하지는 못하는 것.

조금 쉬었다가 다시 돌아와서 힘을 내어 재시작하면 된다는 것을 

올 해 깨달은 것 같다.

 

나는 게으르고 뒷심이 부족하다며, 

주저 앉으면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며,

한 번 우울에 빠지면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하다며,

나를 믿지 못했다.

 

올 해 가장 운이 좋았던 것은

'나를 믿는다는 것이 이런 걸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던 순간이다.

 

그래서..

어쩌면 성장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나를 기록해보려 한다.

 

나는 정말 게을러서 다이어리를 사도 한 달을 넘긴 적이 없고

책 한 권도 읽다가 질려서 못 읽고,

미드를 보면 결국 시즌 후반엔 빨리 감기로 대충 줄거리만 파악한다.

 

이렇게 게으르고 뒷심 부족한 나는,

목표가 생기면 돌진하고 조져버리는 특기가 있고

기한이 정해진 태스크에 대해서는 시간 단위로 계획표를 작성해서 밑줄 긋는 걸 재밌어 한다.

파이터 기질이 있어서 '내가 널 조진다.'라는 생각으로 임하는 일은 결국 잘 해낸다.

 

이번 목표는,

1. 취업할 때 까지 나 자신의 몸값을 제대로 올려버리는 것

2. 이 과정에서 나를 더욱이 아낌없이 사랑할 것

3. 이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단 하루도 버리는 날이 없을 것

 

이다. 그래서 이제부터 매일 기록을 하려 한다.

 

이 깨우침 및 목표를 갖게 해준 나의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첫 기록을 마치려 한다.

 

잘해보자!